
-현장1과 현장 며칠 전 오랜만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 지하 1층에는 전시《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26. 6. 19. – 10. 11)가 한창이었다. 그곳에서 본 성능경 작가의 작품 <현장1> (1979)은 70년대 신문의 보도사진으로 만들어진 사진 작품이다. 당시 일부 보도사진에는… 더 보기

출근 전 달걀을 깨뜨리며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두 음절 단어는 캡슐처럼 깨뜨릴 수 있을 것만 같다고. 호빵을 찢으면 앙금이 펼쳐지듯 책장을 가르면 이야기가 쏟아질 것만 같다고. 낙차를 견디지 못한 노른자가 햇빛으로 번지는 아침. 그러나 어떤 이야기는… 더 보기

모과木瓜나무, 구름소금 항아리 삽살개 개비름 주인主人은 부재不在 손만이 기다리는 시간時間 흐르는 그늘 그들은 서로 말을 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족家族과 같이 어울려 있다 박용래의 <뜨락> 더 보기

실제로 본 적은 없으나 여차하면 탄생할 것만 같은 생명체들. 괴물이라고 칭해질 것만 같은존재들. 호주의 현대미술가 Patricia Piccinini는 그런 존재들을 조각으로 만들어냈다. 개와 돼지와 사람이 혼종된 듯한 아이, 온몸에 긴 털이 나있고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더 보기

망설임 없이 기다리기 숨과 숨이 모여 숲이 되는 순간을 가만히 귀 기울이기 안녕 으름덩굴이 나무를 감고 올라가 하늘을 열어젖힙니다 환하게 쏟아지는 연자주빛 향기 은사시나무는 가볍게 몸을 떨며 빛을 세공하고 하얀 꽃가루가 천천히 유영합니다 빛의 숨결을… 더 보기

―원흥 어느새 이곳에 머무른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이곳에 머무르기 전에는 3호선의 종점인 대화역 인근에 살았다. 서울의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였는데, 서울에 살기에는 방값을 감당할 수 없어 ‘종점에서 살면 더 싸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을 보러 광주에서 올라왔던… 더 보기

아힘사अहिंसा 모든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 야생신탁 사유지 1호 땅의 숲을 지키기 위해 손끝에 흙을 물들인 김명숙 화백이 붙인 이름이다. 지난 6월 초, 체리암에선 인간-비인간을 가로지르는 협업으로 이뤄진 전시 <아힘사에 부치는 편지>가 열렸다. 이… 더 보기

처음에는 당연히 꽃을 보여주지요 쌀 안치는 소리를 내면서 피는 꽃들 말이지요 그 꽃들 지고 나면 잎을 보여주고요, 그러면 잎은 그늘을 주지요 그 다음에는 풋살구를 주지요 풋살구를 주고 나서는 아픈 배를 주지요 아픈 배가 다 낫기를… 더 보기

<김옥란, 우리 할머니 이제 편히 쉬세요> *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향년 89세. 조문객들은 길어 보이는 그 세월에도 탄식하고, 슬퍼했다. 한세상 살다 가는 것에 시간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한 사람의 딸이었고, 한 사람의 엄마였으며, 한 사람의 할머니이자,… 더 보기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