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톱 세우기]를 여는 말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그랬다. 고양이는 너무 행복하면 자기도 모르게 발톱을 세운대. 그날 이후로 나는 가끔 손가락 끝에 힘을 주었다. 그러면 손톱 끝에서부터 무언가가 자라 나와서 온 세상을 할퀸다. 숨기려고… 더 보기

아주 가끔은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이두 팔 벌리고 서 있는사과나무밭태양이 눈부신 날이어도 좋고눈 내리는 그 저녁이어도 좋으리아주 가끔은 그렇게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어도 좋고사과나무처럼 늙은 뒤라도 좋으리가끔은 그렇게사과나무 아래… 더 보기

2025년 가을에 첫 개인전 <흑백, 해몽>을 체리암에서 열었던 홍혜정 작가와의 대화 문학소녀로 자란 소설가 지망생이던 홍혜정은 평소에 낙서를 즐겼다. 그래서 낙성대쪽 단골 음악 펍인 사운드마인드에서 음악신청지에 낙서를 하곤 했다. 특히 문예지에 단편소설 투고한 뒤 낙담한… 더 보기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색은 파란색이라고 한다. 한 여론조사에서 4대륙, 10개국 사람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색을 물어봤는데 10개국 모두에서 인종,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파란색을 꼽았다. 동물행동학자인 Ashley Ward는 파란색이 사람들을 차분하게 진정시킨다고 말하며 이 색을… 더 보기

나는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나는 정지의 미에 너무나 등한하였다나무여 영혼이여가벼운 참새같이 나는 잠시 너의흉하지 않은 가지 위에 피곤한 몸을 앉힌다성장(成長)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모든 현인들이 하여온 일정리(整理)는 전란에 시달린 20세기 시인들이 하여놓은 일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더 보기

ㅊㄹㅇ고문, 소윤. 늘 체리지기들을 응원해주며 체리암의 지향점을 잘 이해하는 친구. 다방면의 호기심이 많고 워라밸이 좋은 사람. 팥의 동생 김한민 작가의 팬이라는 인연으로 만났고 체리암이 문 열기 전부터 우리의 역사를 다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적극적으로… 더 보기

관계 산문 [관계대명사의 일기]는 타인, 가족, 친구, 연인 총 4부작으로 연재할 계획이었다. 관계라는 게 하여간 그러니까. 쪼개려면 한없이 쪼갤 수 있지만, 덩어리로 두자면 저 네 가지 범주를 벗어나긴 어려우니까. 다음은 순서인데, 당초 염두했던 흐름은 가족… 더 보기

겨울이면 늘 상상했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듯 큰 붓에 검정색 물감을 듬뿍 묻혀 그림을 망치는 상상. 벌어진 밤의 틈새로 내가 타진하는 가능성이란 언제나 그렇게 조금만 반짝여도 환희로 꽉 찰 것 같은, 그러나 나 말고는… 더 보기

올 여름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재즈 피아노이다. 첫 시간에 선생님은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곡의 악보를 가져오라고 하셨다. 나는 Autumn Leaves를 택했다. 그나마 쉬워 보이는 악보를 찾았지만, 그렇다 해도 악보도 제대로 볼 줄 모르고 악보를 건반… 더 보기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앞사람을 본다. 천사 같다는 생각왜 들었을까. 무슨 일 있어? 전화 너머로 네가 물어오는데 대답할 수가 없다. 이유 없이 내 앞사람이 천사 같다는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여보세요? 그렇게 되묻는 네 목소리가…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