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좋은 생각 품고
머물다가 
떠나가는 곳

아이가 강을 건넌다

이쪽에서 비 오고
저쪽에서 구름 걷힌다

빗방울 두꺼워
맞은 뺨 퉁퉁 붓는다

달리기에서부터 흐르기까지
봄 지나 봄
또는 철교

아이가
강을 한 번 더 건넌다

이쪽에서 차 굴러가고
저쪽에서 버스 쓸려 온다

바람 가늘어
맞은 뺨 펄펄 뛴다

흐르기 지나 떠가기까지
봄 너머 봄
또는 천둥

나는 아이의 자전거를 빼앗아
강의 다리 밑으로 힘껏 밀쳤다

다시는
오지 마

눈을 감았다 멀리
다가오는 자전거를 센다

하나





계속 센다

  • 시인 마윤지

점, 선, 면을 보면 종종 울렁거립니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 속에 분명한 점과 선이 있습니다. 그 사실에 압도 되는 동시에 안도합니다. 면 위로 내려앉은 햇빛이 면만큼 안겨 있습니다. 비어 있는 곳이 가득 차 있습니다. 한 사람이, 형체 없는 것을 셀 수 있게 되기까지. 분명한 형체를 형체 없이도 만져볼 수 있게 되기까지. 저는 그런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