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좋은 생각 품고
머물다가 
떠나가는 곳
*이 시의 일부를 노혜정 작가 글씨로 감상하세요!

처음에는 당연히 꽃을 보여주지요
쌀 안치는 소리를 내면서 피는 꽃들 말이지요

그 꽃들 지고 나면
잎을 보여주고요,
그러면 잎은 그늘을 주지요

그 다음에는 풋살구를 주지요
풋살구를 주고 나서는 아픈 배를 주지요

아픈 배가 다 낫기를 기다리다가
노랗게 통통 잘 익은 살구를 주지요
(살구를 장에 내다 팔면 돈을 주지요)

작고 파란 것들이 이파리에
오물오물 몰려드는 건 이맘때쯤이지요
살구나무는 온몸을 내주지요

야금야금 자신을 갉아먹는 벌레들의 눈에
이파리의 온갖 무늬를 다 보여주지요

안도현의 <살구나무가 주는 것들>

  • 그림과 글씨 노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