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 글은 출발이 아닌 도착으로부터 시작된다. 출발하지 않고서는 어떤 곳으로도 도착하지 못하듯, 시작하지 않고서는 무엇도 써낼 수 없으니까. 그러니 내게서 출발한 말들 역시 어딘가에 도착하고 나서야 소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을 끝마치고서야 알게 되는 뻗어 나가는 힘. 강한 힘을 낼수록 지나간 곳의 자국은 분명하게 남는다. 나 혼자서만 기억하게 되더라도, 내가 있었다는 것을… 더 보기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곳의 먼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서 있다. 그런 착각으로부터 나는 며칠간의 체류를 위한 짐을 싸고, 그곳에서 가야 하는 장소들을 찾아보고,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를 정리해 본다. 물론 막상 도착해서는 발 닿는 곳에 들어가 손 닿는 것들을 집을 테지만. 떠나기 위해 하는 정리와 머무르기 위해 하는 정리는 손에 들어가는 힘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