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좋은 생각 품고
머물다가 
떠나가는 곳

자연 한 조각


  • 신비로운 안개의 함정

    잠깐 안동에 산 적이 있다. 내가 살던 동네는 안동댐 하류 인근으로, 독립운동가 이상룡의 생가인 임청각과 멀지 않은 곳이었다. 안동에 내려가기 전부터 낙동강과 주변 산세에 반해 있던 나는 매일 아침 산책에 나섰다. 임청각에서 시작해서 낙동강 변을 따라 안동댐을 지나서 쭉 올라가 월영교까지 가서 강을 건넌 후 숲을 왼쪽에 두고 다시 강변을 따라 쭉 내려와 안동댐을 지나… 더 보기

  • 몇 해 전 허윤희 작가님이 제주로 이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와 무척 어울린다 생각했다. 숲, 산과 주로 연결되는 인상을 주었던 그녀의 작품 세계가 바다와 연결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되었다. 허윤희 작가는 산책길에서 만난 나뭇잎 한 장을 그림으로 옮기고 그 아래 짧은 글을 남기는 <나뭇잎 일기> 작업을 무려 십여 년간 지속해왔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자연 속… 더 보기

  • 자연을 은둔처로 바라보는 시선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조선 시대 문인화만 보아도 속세를 떠나 자연으로 들어가 학문과 덕을 닦으며 살아가는 은사(隱士)가 종종 등장한다. 사람들은 이들이 세상사에 소극적으로 임한 현실도피자라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자연에 귀의해 은일 사상을 추구하는 은둔자들을 우러러보기도 했다. 한편, 어떤 이는 자연으로 도피했다가 그곳이 진정한 고향임을 깨닫게 되어 그때 얻은 힘을 주춧돌 삼아 다시 사회를 향한… 더 보기